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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야구·우주 사랑에 5년만 깜짝 외출한 한화 김승연

한동안 대외 행보가 뜸했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다시 소통하기 시작했다. 한화그룹은 최근 김승연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대신 세 아들이 전면에 나서는 분위기였다. 건강이상설이 제기되기도 했던 김 회장은 5년 4개월 만에 현장 경영 행보에 나서는 등 우주와 야구 사랑을 각별히 드러내고 있다. ‘한화 우주 사업의 심장’ 발사체 개발센터 방문 1일 한화에 따르면 김 회장이 지난달 29일 ‘한화 우주 사업의 심장부’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를 방문했다. 김 회장이 현장 경영 활동에 나선 건 2018년 1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베트남 공장 준공식 참석 이후 처음이다. 마지막 현장 경영 행보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이었는데 소통을 재개하면서 다시 찾은 곳이 같은 계열사의 R&D 캠퍼스라는 점에서 김 회장의 우주 사업 사랑을 엿볼 수 있다. 김 회장은 누리호 발사에 참여한 연구원들에게 꾸준한 애정을 보여왔다. 2021년 누리호 1차 발사 실패 후 연구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편지와 과일 바구니를 보냈다. 그리고 2022년 2차 발사를 축하하며 개발에 참여한 임직원 80여명 모두에게 격려의 편지를 보냈다.‘지난 시간 무한한 헌신으로 성공적인 개발을 이끈 연구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는 내용이었다. 연구진에게 편지뿐 아니라 포상 휴가와 격려금까지 지급하며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번 방문 때도 선물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인지 이날 연구원들과의 간담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연구원들은 김 회장의 편지에 친필 서명을 받거나 셀카 촬영 요청을 하는 등 친근감을 표현했다. 엄새빈 선임연구원은 “누리호 발사마다 회장님께서 주신 격려 편지를 간직하고 있다”며 “한화인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하며 편지에 친필 서명을 받았다. 김 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차세대 발사체 사업 단독 협상자 선정을 축하하고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는 발사체 전 분야의 개발 수행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발사체 개발센터다.김 회장은 간담회를 통해 “누리호 3차 발사의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자력으로 우주 발사체를 개발하고 보유한 7번째 국가가 됐다”며 “우주 시대를 앞당겨 미래 세대의 희망이 되자”고 강조했다. 또 R&D 캠퍼스 방문록에 '한화의 우주를 향한 도전, 이제부터가 진정한 시작.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 혁신해 글로벌 챔피언이 되자'고 적기도 했다. 김 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관하게 될 누리호 4차 발사와 관련해 차질 없는 준비도 당부했다. 4차 발사는 오는 2025년으로 예정됐다. 한화는 그룹의 우주 사업 통합 브랜드 스페이스 허브를 총괄하는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우주 기술의 밸류체인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지금까지 우주 사업에 투자 집행한 누적 규모만 9000억원에 달한다. 김 회장은 줄곧 “항공우주와 같은 미래사업은 단기간 내에 핵심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확신과 목표의식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고 말하며 우주 사업을 키워왔다. 공들인 류현진 홈 개막전 직관 ‘엄지척’김 회장은 29일 오후에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를 방문하기도 했다. 영입에 공을 들인 류현진의 홈 복귀전이라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경기였다. 김 회장은 류현진의 복귀전을 응원하기 위해 2018년 10월 넥센(현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전 이후 5년 5개월 만에 야구장을 찾았다. 구단주인 김 회장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류현진을 영입하기 위해 '8년 170억원'이라는 거액을 과감히 베팅했다. 한화 측은 “류현진과 한화의 홈 개막전을 응원하기 위해 오랜 만에 회장님이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10대 그룹 총수 중에 유일하게 야구단 지분을 갖고 있는 걸로 유명하다. 한화 이글스 지분 10%를 지난 1993년부터 보유하고 있다. ‘야구광’답게 김 회장은 경기 2시간 전부터 구장에 나타나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경기를 지켜봤다. 선수들의 응원가에 팔 율동을 함께 해가며 즐기는 모습을 보였고, 임종찬의 끝내기 안타에 ‘엄지척’을 하며 환호했다. 이날 끝내기 안타 이후 환하게 웃는 김 회장의 모습이 전광판에 비치기도 했다. 김 회장은 간판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채은성과 문동주를 불러 격려하기도 했다. 김 회장의 과감한 투자와 애정에 보답하듯 한화는 7연승을 달리며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팬들의 환호에 박수를 보내는 등 정정한 모습을 보인 김 회장은 건강이상설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이 건강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며 “서울대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예방 검진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은 임직원에게 새해 메시지를 영상으로 직접 보내는 등 여전히 정정하다. 건강이상설은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또 “총수로서 그룹 경영을 계속 챙기고 있다”며 “다만 대외 활동은 재계 총수들이 젊은 만큼 김동관 부회장 등이 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02 07:00
산업

엔씨, 야구단 매각 안한다…“비용 효율화키로”

엔씨소프트는 일부 주주들이 꾸준히 제기해온 프로야구단 엔씨 다이노스 매각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내정자는 20일 ‘공동대표 체제 출범 미디어 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내정자는 “지난해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야구단 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독자적으로 신중히 검토해 왔다”며 “신규 게임 마케팅, 우수인재 리크루팅(채용), 엔씨가 콘텐츠 기업으로 야구단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측면 등 긍정적인 면을 고려해 매각보다는 비용 효율화로 잠재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4.03.20 11:27
프로야구

보강 수사 마친 검찰, '억대 뒷돈 파문' KIA 장정석 전 단장·김종국 전 감독 기소

검찰이 구단 후원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을 7일 불구속 기소했다.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일규)는 이날 장정석 전 단장을 배임수재 미수 및 배임수재, 김종국 전 감독을 배임수재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두 사람에게 금품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구단 후원 업체 A 대표도 배임증재 혐의로 함께 기소했다. 검찰은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이 2022년 7~10월 A 대표로부터 광고 편의 관련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1억6000만원을 수수했다고 판단했다.장정석 전 단장은 A 대표의 청탁을 구단 마케팅 직원에게 전달, 계획안을 보고하도록 했다. 김종국 전 감독은 A 대표의 요구사항을 장 전 단장에게 전하거나 구단 직원에게 업체 연락처를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A 대표는 야구단 유니폼 광고나 스카이박스 광고를 비롯해 구단의 굵직굵직한 계약을 따냈다. 두 사람은 열성 야구팬인 A 대표가 선수 사기 진작 차원의 격려금 명목으로 준 것을 받았을 뿐이라고 검찰에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은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이 관련 내용을 구단이나 선수단에 알리지 않고 사적으로 착복했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장정석 전 단장이 2022년 5월부터 8월 사이 자유계약선수(FA)로 계약을 앞둔 포수 박동원(현 LG 트윈스)에게 최소 12억원의 FA 계약금을 받게 해주겠다며 2억원을 달라고 요청, 미수에 그친 혐의도 적용했다. 당시 박동원은 관련 내용을 외부에 알려 공론화했고 장정석 전 단장은 지난해 3월 관련 문제로 구단 징계 위원회에 회부, 해임 조처됐다. 김종국 전 감독은 검찰 수사가 수면 위로 떠오른 지난 1월 29일 품위손상 문제로 계약을 해지당했다.검찰은 지난 1월 24일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기각했다. 이후 보강 수사를 거쳐 이날 불구속 상태로 두 사람을 재판에 넘겼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07 19:18
국가대표

[김종문 진심합심] 실리콘밸리 최고 기업들은 팀 워크를 어떻게 가르칠까

손흥민 선수가 리셋 버튼을 눌렀습니다. 팀 워크의 리셋입니다. 아시안컵 대회 당시 이강인 선수의 태도 논란 이후 이 선수가 선배들을 찾아 사과한 뒤 나온 메시지에서 입니다. 손 선수가 리더로서 ‘다시 보듬어 안고 함께 가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곧 있을 월드컵 지역 예선에 이 선수가 뽑힐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그렇지만 리셋의 의미는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팀 워크의 판을 다시 짜야 합니다. 무엇이 필요할까요.앞서 소개한 실리콘밸리의 전설적 코치, 팀 캠벨의 팀 워크 코칭에서 인사이트를 찾아보겠습니다. 캠벨은 풋볼 코치 출신이면서 세계적 기업의 창업가와 최고 경영진에게 조직운영과 인간관계의 원칙을 전파한 사람입니다. 비즈니스의 생존과 창의성 추구를 이끄는 첨단 기업의 리더는 어떻게 팀 워크를 다루고 있을까요.괴팍한 천재 다루기는 리더의 몫조직의 리더가 맡는 어려운 일 중 하나가 스타 플레이어를 관리하는 일이라고 캠벨은 지적합니다. 특히 실력은 뛰어나고 주목받길 원하지만 동료 입장에선 함께 일하기 고통스러운 ‘연예인 직원’ 다루기에 대해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는 이런 직원을 ‘괴팍한 천재(brilliant jerk)’라고 불렀습니다. 파괴적 영웅, 훌륭한 멍청이 등이 이런 부류를 칭하는 미국 기업 내 표현입니다.팀 워크를 해치는 멤버를 바로 내치라고 코칭 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큰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다. 회사에 해를 끼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리더(관리자)의 임무”라고 말합니다. “그들이 다른 사람과 협력할 환경에서 일하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떠나 보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성과를 내는 것이 먼저라고 우선순위를 정리합니다.캠벨은 괴팍한 천재의 특성을 간파합니다. “재능과 성과에 부합하는 강한 자존심과 함께 나약함을 지녔다.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위대한 결과를 내지만 자기중심적 태도로 다른 사람의 분노를 유발한다"라고 말합니다. 이에 따라 동료 평가를 괴팍한 천재의 보너스에 연계시켜 균형을 잡게 하기도 합니다. 캠벨은 “리더는 이들이 지켜야 할 경계선을 그어주라”고 조언합니다. 거짓말 하거나 윤리 규정을 어기고, 동료를 괴롭히는 등 도덕적 경계선을 넘는 사람은 절대 용인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리더와 관리자는 이들이 만드는 경고 신호에 눈 감지 말고 나서야 한다는 게 캠벨의 생각입니다. 축구 대표팀 이슈에 대입하면 리셋 이후 내부 룰을 재정비하고 그것만큼은 모두 지키게 만드는 것이 리더의 몫이 되겠네요. 저도 팀에 있을 때 몇몇 선수가 떠오르고 직면하길 미뤘던 기억을 돌아봅니다. 피드백도 타이밍위대한 코치로 존경받지만 캠벨은 입이 때론 거칠기도 했습니다. 욕쟁이란 말도 들을 정도니까요. 여기에 그의 피드백의 비밀이 있습니다. 솔직함입니다. 그는 진성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그렇기에 힘든 피드백 상황에서 상대는 존중과 충성심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포옹 하면서 솔직한 마음을 전하는 것이 그의 특기였죠. 그렇다고 솔직함이 바로 지금 저돌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개적인 장소에선 잘한 걸 칭찬하고, 부정적인 피드백은 따로 사적인 곳에서 했습니다. 공개적으로 망신주기는 피했습니다. 때로는 기다려 주는 피드백의 타이밍을 몸소 보여줬습니다. 답을 주는 것이 아닌, 최선의 선택을 돕는 게 피드백이라고 설파했습니다. 팀에 있으려면 팀 퍼스트캠벨의 제1원칙은 팀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쿼터백으로만 이뤄진 팀을 만들고 싶지 않아요”라던 캠벨은 팀에 적합한 사람들로 팀을 구성하는데 신경 쓰라고 조언합니다. 각자 개성과 능력을 인정하지만 헌신과 공감 능력을 중요한 자질로 꼽습니다. 구글이 상장할 당시 이사회 의장이던 에릭 슈미트가 회사를 떠나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그를 밀어내려는 이사회 분위기 때문이었습니다. 캠벨은 회사 상황과 슈미트의 입장을 두루 살핀 뒤 지금은 슈미트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이사회 의장은 사직하되 CEO로 남아라. 자존심은 상해도 그것이 수십억 달러의 주식상장을 코앞에 둔 팀(구글)에 필요한 일”이라고 설득합니다. 결국 그렇게 했고, 3년 뒤 슈미트는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합니다. 공동의 선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이 많을 수록 조직이 살아남는다고 첨단 기업들도 헌신의 가치를 이해합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03.04 07:30
프로야구

[김종문 진심합심] 바나나와 야구공의 공통점

싱거운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난센스 퀴즈입니다.“바나나와 야구공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밟으면 미끄러진다’ 입니다. 바나나는 지난해 우여곡절을 겪은 잼버리 대회 해프닝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당시 화장실 청소 이슈부터 온갖 말썽이 벌어지자, 국무총리가 도시락 메뉴에서 바나나를 빼라는 지시까지 했죠. 혹시 먹다 버린 바나나 껍질을 밟은 참가자들이 미끄러져 다칠 수 있다며 그리했다고 알려졌는데, 운영과 관리에 대한 이슈가 쏟아졌기에 코미디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당시 바나나 소동에 대한 뉴스를 당시 보며 저는 야구장에 흩어진 야구공을 생각했습니다. 저도 구단에 있을 때 공 밟으면 미끄러진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습니다. 기사를 검색하면 봄 캠프나 마무리 훈련 때 공 밟아 다친 선수 이야기가 빠지지 않습니다.곧 있으면 프로야구 팀들이 전지훈련을 시작합니다. 사소하지만 야구공 정리가 시즌 준비에 왜 중요한지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수비코치가 날려 보내는 펑고, 타자들이 여러 방법으로 쳐내는 타구에 이르기까지 캠프에는 야구공이 넘쳐납니다. 바닥을 뒹군 선수들 유니폼에서 흙먼지가 풀풀 날리고, 선수들 옆에는 엄청난 훈련량을 보여주듯 굴러다니는 공이 쌓여 갑니다.잠시 주어지는 짧은 휴식 시간. 세상이 멈춘 듯 선수도, 야구공도 정지합니다. 만약 야구팬인 여러분이 전지훈련에 초대받아 이 장면을 바라볼 때 어떤 기분일까요. 매우 낭만적일 겁니다. 보통 캠프지는 비교적 따스하고 온화합니다. 좋은 날씨와 풍광 속에 새로운 시즌의 목표를 향해 담금질하는 선수들의 노력이 감동스럽기도 합니다.저도 그랬습니다. 초보 프런트 시절,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을 처음 갔을 때 그런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사진의 한 장면 같은 그 순간뿐이었습니다. 흩어진 야구공과 그라운드는 지뢰밭이라는 걸 배우게 됐습니다. 훈련하는 선수 주위에 공이 흩어져 있지 않도록 정리하고 치우는 것이 캠프 기간 프런트의 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업무였습니다. 당시 NC 다이노스의 김경문 감독님이 엄격하게 훈련장을 관리하는 걸 가르쳐 주셨습니다. “선수가 한 시즌 치르려 저렇게 땀 흘리고 노력하는데 공을 밟아 발목을 다친다면 얼마나 허망한가. 선수가 부상 당한다면 팀도 큰 손해다. 프런트 직원들도 각자 업무가 있겠지만 훈련 때는 그라운드 공이 쌓이지 않게 잘 치워달라”고 당부하신 게 떠오릅니다. 공을 밟아서 다치면 시즌의 절반 이상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김경문 감독님은 그라운드 상태도 꼼꼼히 따졌습니다. 선수들 스파이크에 패인 내야 그라운드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고르고 다지고 물을 뿌려 정비했습니다. 당초 계약보다 더 많은 정비 업무를 요구한 것인데, 감독님이 현지의 구장 관리인들에게 따로 수고비와 선물을 챙겨 주셨기에 여러 번 부탁해도 별문제 없었습니다. 훈련장 관리는 도시락의 바나나까지 높으신 분이 챙긴다며 호들갑 떨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었습니다. 구단 프런트가 준비하고 챙길 업무 매뉴얼이자 노하우로 정리됐습니다. 공 치우는 게 별거 아닌 듯싶지만, 선수가 온전히 훈련에 집중하게 구단의 모두가 나와 돕는다는 진심을 보여주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물론 팀마다 캠프 때 훈련을 지원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그렇지만 어떤 환경인지 팀들이 서로 비교합니다. 야구팬 여러분도 주의 깊게 한번 보세요. 어느 팀 캠프 그라운드 정비가 잘 돼 있는지 말입니다. 어쩌면 시즌을 예측하는 척도일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말 어느 팀에서 감독님이 전훈 야구장의 그라운드 이슈를 제기하셨다고 합니다. 당연하게 해야 할 일을 지적받는 건 프런트로선 부끄러운 일입니다. 구단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니까요.최근 미국에서 알래스카 항공 비행기의 비상 출입구가 운항 중 뜯겨 나갔습니다. 비상문의 좌우 위아래를 결속하는 볼트 4개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는 미 당국의 중간조사 결과 나왔습니다. 사소하고 작은 부품이 큰 사고를 불러온 것이죠. 제작사 보잉은 “품질관리의 위기”라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흩어진 야구공도, 그라운드의 패인 구멍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01.15 07:30
산업

2023년 뜨겁게 달군 '재계 총수들의 말말말'

대기업 수장들이 내뱉는 말 한마디는 기업집단과 대중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변화 속에서 꺼내든 총수들의 단어들은 가벼운 농으로 둘러쌌지만 그 무게감만큼은 남달랐다. 2023년 재계를 뜨겁게 달군 ‘총수들의 말말말’을 짚어봤다. 이재용·정의선 경쟁사 언급하며 채찍질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의 1호 영업사원’으로 국내외 무대를 누볐다. 특히 취재진을 향해 캐논과 아이폰 등 경쟁사 제품들을 직설적으로 언급하며 홍보 최전선에서 뛰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 참석했던 그는 ‘한국의 밤’ 행사에서 취재진을 보고서 “내가 직업병이 있어서 그러는데, 나를 찍는 사진이 다 캐논만 있네요”라는 농담을 건넸다. 삼성의 카메라도 좋은데 취재진이 대체로 경쟁사 캐논 제품을 쓴다는 아쉬움의 표현이었다. 이어 그는 “아부다비에서 취재진을 오랜만에 봤는데 다 캐논 카메라만 사용하고 있어서 물어봤다”며 “동영상이 안 돼서 캐논만 쓴다고 하더러”고 말해 좌중을 웃게 했다.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부산 깡통시장을 방문했을 때는 삼성의 스마트폰인 갤럭시가 아닌 ‘아이폰’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면서 이 회장은 “왜 이렇게 아이폰이 많냐”고 물으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이 회장은 ‘1호 영업사원’인 만큼 삼성 제품에 대한 애착을 강하게 나타내곤 한다. 아이폰을 사용하는 기자들에게 종종 “갤럭시를 쓰면 인터뷰를 할 텐데”라는 농을 던진 일화는 유명하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1월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뜬금없이 ‘전자회사와의 경쟁’을 선포했다. 현대차그룹의 도전정신 DNA를 강조한 그는 치밀하고 꼼꼼함을 첨가해야 한다며 전자회사를 언급했다. 그는 “200~300개가량 들어가는 반도체가 레벨4 자율주행에서는 2000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 제조회사지만, 전자회사보다 치밀하고 꼼꼼해져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과감하고 도전적인 우리 기업문화에 전자회사의 치밀하고 꼼꼼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속 성장을 위해 계속해서 변화하는 능동적인 기업문화 조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물이 고이면 썩는 것처럼 변화를 멈춘 문화는 쉽게 오염되고 깨어지기 마련”이라며 “결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혁신을 강조하며 채찍질을 가했다.그는 지난 7월 하반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80여명의 계열사 사장들에게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고집하지 말고 현재 환경에 부합하는 성공 방식을 만들어라”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롯데 자이언츠 야구단을 예로 들며 “입단 1, 2년차의 신인 선수를 실력만 보고 중용한 롯데 자이언츠처럼 필요한 인재를 능력 위주의 공정한 인사로 발탁해 사업을 잘 진행시켜 달라”고 덧붙였다. 재치 있는 언변으로 호응 유도한 최태원·구광모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자신의 부상을 언어유희로 승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월 테니스를 치다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을 입은 그는 왼쪽 다리에 통깁스를 해야 했다. 깁스 상태로 그달 파리에서 열린 BIE 4차 경쟁 PT에 목발을 짚고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PT 리셉션에서 건배사로 '행운을 빈다'는 뜻이 담긴 ‘브레이크 어 레그(Break a leg)’를 외치면서 “제가 파리로 오기 전 실제로 다리가 부러진 것이 세계엑스포 유치 준비를 하는 부산에는 행운을 의미한다고 믿는다”라고 말해 호응을 얻어냈다. 그리고 연말 인사를 통해 드러난 SK그룹의 세대교체를 중국 명나라의 격언집을 인용해 "장강의 앞 물결은 뒷 물결에 항상 밀려갑니다. 언젠가는 저도 앞 물결이 됩니다"라고 재치 있게 표현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우승의 기운을 고취시켰다. 11월 한국시리즈 1차전과 4, 5차전을 직관하며 LG 트윈스 선수단에 힘을 실어준 그는 ‘세계 최고’라는 표현을 쓰는 등 가슴 뭉클한 축하 멘트를 던졌다. 그는 “세계 최고의 무적 LG팬 여러분,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드디어 우승했습니다”며 “2023년 챔피언은 LG 트윈스다. 무적 LG 파이팅”을 외쳐 팬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러자 잠실구장에는 ‘구!광!모!’라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LG는 LG전자와 LG유플러스 등 화끈한 우승 할인 이벤트를 펼치며 성원에 보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조 단위를 한참 뛰어넘는 ‘3경원’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금액으로 사기 진작에 나서기도 했다. 올해 1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3’에서 데뷔전을 치른 그는 바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바다 사업의 잠재가치는 3경원이 넘는다”며 “HD현대는 이를 개척해 수익화하는 ‘근본적 대전환’의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2.29 07:00
프로야구

[김종문 진심 합심] 좋은 선배, 따뜻한 환대

제가 야구팀에 있을 때 트레이드를 여러 차례 했습니다. 구단을 운영하는 입장에선 전력 강화라는 목적으로, 끊임없이 가능성을 검토하고 타진합니다. 그러다 보면 작별하게 되는 선수들이 생깁니다. 강팀으로 가는 길에서 많은 인연과 만나고 헤어집니다. 이별하는 만큼 새로운 만남이 생기지만, 가는 사람의 뒷모습이 눈에 밟히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프로 스포츠는 비즈니스’라는 말이 있습니다. 냉정하지만 헤어질 때 여러 감정이 듭니다. 트레이드의 특성상 선수 본인과 충분히 미리 교감하거나 정보를 공유하기 불가능합니다. 하루 이틀 먼저 알리기도 하지만, 여의치 않을 때가 있습니다.선수 사정을 듣다 보면 딱할 때가 많습니다. “지난 주 전세 계약을 했다” “아이가 유치원 들어갔다"라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위로도 합니다. 그렇지만 조직과 제도가 모든 걸 돕지는 못합니다. 그럴 때 필요한 사람이 있습니다. 동료들입니다. 야구팀에서 사람이 가고 오는 일은 일상이나 마찬가지여서 이런저런 일 처리, 관련 안내는 패키지처럼 제공됩니다. 그러나 당사자 마음까지 속속들이 챙기는 데는 주위 사람만한 존재가 없습니다. 그리고 좋은 형들이 있다면 든든한 울타리가 됩니다.2021년 5월 어느 날 이야기입니다. NC 다이노스 내야수 김찬형 선수가 SSG 랜더스로 옮기는 날이었습니다. 일찌감치 오고 간 논의가 그즈음 급물살을 탔고, NC가 서울로 원정 왔던 때에 맞춰 성사됐습니다. 경기 서너 시간 전 최종 결정됐기에 해당 선수들이 마음 정리, 짐 정리를 할 시간이 부족했습니다.두 팀 프런트는 다음날 서로 선수를 보내도 될지 조율했습니다. 그런데 상대 코치진에서 이적 당일 바로 뛰게 할 수 있으니 합류했으면 좋겠다고 해 서울 고척돔에서 경기 전 훈련을 마친 김 선수를 인천 야구장(SSG 랜더스필드)까지 급히 보내야 했습니다.맨몸으로 갈 수 없으니 원정 숙소인 호텔에 먼저 들러서 개인 짐을 싸야 했습니다. 야구 장비 가방, 여행용 트렁크 하나씩 끌고 졸지에 이사를 하게 된 것이죠. 김찬형 선수가 얼마나 당황스럽고 마음이 착잡했을까요. 며칠 뒤 그의 인터뷰를 보니 “점심 때 이용찬 선배가 새로 왔다고 인사했는데 오후에 갑자기 내가 떠난다고 하니 눈물이 났다"라고 말했더군요.김찬형 선수는 구단 직원이 잡아 놓은 택시를 타고 겨우 시간 맞춰 새로운 홈 구장에 도착합니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김 선수는 9회 대주자로 나서 동점 득점을 기록했고, 이어진 찬스에서 SSG는 끝내기 역전승을 합니다. 새 팀에서 멋진 데뷔전을 치릅니다.그날 저는 이틀 연속으로 이어진 자유계약선수(FA) 계약과 트레이드의 마무리 작업을 하느라 김찬형 선수를 못 만났습니다. 김 선수는 김경문 감독님 재임 중 입단했는데 감독님이 “신인이 힘든 훈련 한 번도 안 빠지고 다 해내는 게 기특하다. 잘 지켜보라"라며 주목한 유망주였습니다.트레이드 과정을 직접 설명하지 못하고 떠나 보낸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다음날 운영팀 담당 매니저로부터 김 선수 소식을 물었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추신수 선수가 많이 챙겨줬다고 하네요. 경기 마치고 쭈뼛거리는데 저녁식사 자리에 데려가고, 당분간 지낼 임시 숙소도 김강민 등 선배들과 나눠 찾아줬다 합니다. 시즌 중 옮겨온 선수에게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추신수 선수가 구단에 바로 전화하는 걸 (김)찬형이 들었답니다.”당시 ‘그팀 선배들 멋지구나’ 싶었는데 그 기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최근 팀(SSG) 최고 베테랑 듀오의 한축 김강민 선수가 2차 드래프트로 팀을 옮긴 최근 이슈를 보면서 입니다.남은 후배들이 왜 그렇게 김강민 선수에게 그리움과 존경의 메시지를 올리는지 2년 전 이야기가 생각나며 이해가 됐습니다. 어느 팀이든 중계 화면에 후배 챙기는 팀 선배가 눈에 띄지만 ‘진짜 형’은 드러나지 않게 든든하고 큰 바람막이를 자처하더군요. 이제 남은 선수 중 누군가 떠난 선배의 빈자리, 그 형이 사람을 환대하던 모습을 이어받지 않을까요. 그렇게 좋은 팀이 만들어집니다. 좋은 사람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3.12.0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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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 진심 합심] 호기심과 집요함이라는 공통점, 좋은 코치에서 리더로 가는 길

A 코치가 안 보입니다. 점심 시간이 끝나가는데, 곧이어 평가전 시작에 맞춰 준비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수년 전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 때 일입니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야구장을 갔던 날입니다. A 코치는 조금 뒤 나타났습니다. 레인저스의 짐(gym)을 다녀왔다는 군요. 수년 전 교육리그에 만난 미국인 000 코치를 찾으려 했다네요. A 코치와 동행했던 직원의 설명입니다. "제게 영어 통역을 부탁하더니 거기를 안방처럼 휘젓고 다니더라고요. 어떤 훈련하는지 아는 미국 코치를 만나 설명을 듣고 싶었다고 해요. 누구라도 만나면 궁금한 걸 물었어요. 복도에 붙은 스케줄 표나 훈련 프로그램을 휴대전화로 사진도 찍던데요."B 코치가 어느 해 1월 중순, 야구단 업무가 시작할 때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코치 계약은 끝났고, 전훈이 코앞인데 무슨 일일까 궁금했습니다.B 코치는 일본어로 된 책을 꺼내면서 "혹시 이거 번역해 주실 수 있을까요. 시즌 마치고 일본 여행 갔다가 서점에서 야구책을 샀어요. 대략 이해했지만 자세히 공부해 보고 싶어서요"라고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일본의 유명 지도자가 쓴 코칭 이론서였습니다. 대표 허락이 떨어졌습니다. 다만 특정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좋은 자료라고 판단되면 '모두의 지식'으로 나누도록 해보라는 의견과 함께 였습니다. B의 제안으로 야구단에 미-일의 최신 야구 이론서 번역을 지원하는 제도가 생겼습니다. B 코치는 이듬해엔 어느 일본 프로팀 선수들의 영양 관리, 식단에 대한 책을 구해 왔습니다. 어떤 선수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언제 먹는지 관련 사진도 첨부돼 있고, 칼로리 계산까지 상세히 정리한 일본 특유의 기록물이었습니다. 이 책도 여러 권으로 정리해 선수단 서고에 두고 열람하게 했습니다. 선수 식당의 영양사에게도 당연히 전달했습니다. C 코치는 선수를 진심으로 아꼈습니다. 지명 순위와 상관없이 대했고, 관심과 훈련에 차별이 없었습니다. 지도하던 선수가 군대를 가도 주기적으로 연락해 어떻게 몸 관리 하는지 점검했고, 시기에 따라 어떤 운동을 필요한지 맞춤 스케줄도 짜주며 챙겼습니다. 태도가 성실하지 못한 모 선수가 있었습니다. 재주는 뛰어난데 자기 관리가 안돼 한 번씩 사라지곤 했습니다. 구단의 속을 썩이다 끝내 퇴단합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C 코치는 그 선수 집 앞까지 찾아가 달래기를 수차례나 했다고 합니다. "내가 누구 키웠다"라고 떠벌리는 대신에 잘한 것도 드러내지 않고, 코치의 책임감을 항상 고민했던 C 코치. "재주가 아깝고, 사람이 아깝잖습니까. 아직 세상을 모르는데 도와 줘야죠."제가 기억하는 몇몇 코치님들의 이야기입니다.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각자 개성과 인품이라고 생각했는데 가만 보니 연결점이 있네요. 끊임없는 호기심입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학습 의지이면서 사람을 더 이해하려는 관심이기도 합니다. 집요한 성실함으로 지식을 넓히고 관계를 확장시켜 마침내 호기심의 목적을 완성시켜 갑니다. 코치 자신과 조직이 함께 커가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관찰되고 증언하기 시작합니다.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새 감독을 발표하는 시즌을 맞았습니다. 구단들의 선임 기준이 소개되는데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는 1) 타인을 향한 깊은 관심 2) 주변 사람과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 3) 개방적 사고와 호기심을 꼽았습니다.뉴욕 메츠의 데이비드 스턴 운영부문 사장이 밝힌 감독의 자질로는, 첫째 구단과의 진정한 파트너십을 만들고, 둘째 사람을 관리하고 퍼스널리티(personality)를 다루며, 셋째 구단의 문화를 활용하고 새롭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주목받는 젊은 야구 경영자인 스턴 사장은 "감독 자리는 구단과 협력하며 많은 책임을 지는, 크고 중요한 자리(big job)"라고 표현합니다. 그동안 데이터 분석을 비중을 키우고, 매니저 권한도 크게 분산시켜 온 미국 야구가 감독의 리더십 중에서 인간 관계를 발전시키는 능력과 개방성, 호기심의 중요성을 무시해선 안된다는 선언처럼 들리는 건 왜일까요.우승 청부사 같은 하나의 관점이 아니라 리더를 고르는 선구안(good eye)이 더욱 디테일해지길 바래 봅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3.11.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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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왜 거기서 나와...MLB닷컴, KBO리그 '통산 타점 1위' 최형우 집중 조명

최형우(40·KIA 타이거즈)가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에 등장했다. 파란만장의 그의 야구 인생이 소개됐다. MLB닷컴은 9일(한국시간) 최형우와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곧 포스팅 시스템으로 MLB 30개 구단에 공시될 이정후가 아닌 최형우 말이다. MLB닷컴은 최형우가 삼성 라이온즈 입단 3년 만에 방출된 뒤 마음에 칼을 품고 재기를 해낸 사연을 전했다. 당시 22살이었던 최형우는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삼성이 후회하게 만들 것이라는 내용으로 글을 올린 바 있다. MLB닷컴은 "보통 이런 게시물은 희망 사항으로 그칠 때가 많은데 최형우는 이를 실현했다고 소개하며 그가 KBO리그 41년 역사에 가장 많은 타점(1542개)을 올린 선수가 된 사실도 전했다. '국민 타자'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의 기록을 2위로 밀어낸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난 6월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투런홈런으로 1500타점 고지를 밟은 장면을 게재하기도 했다. 최형우는 MLB 전문가 송재우 해설위원의 통역으로 MLB닷컴과의 인터뷰에 임했다. 그는 통산 타점 1위 등극에 대해 "커리어 초반에는 꿈도 꾸지 못한 일이다. 모든 안타, 모든 타점이 중요했고 그것만 집중했다"라고 전했다. 비화도 소개했다. 최형우는 방출된 뒤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하며 재기 발판을 만들었다. 포수로 프로에 입단했지만, 외야수로 전향하고 타격에 집중했다. 당시 2군 리그(현 퓨처스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당시 삼성을 이끌고 있던 김응용 감독이 그런 최형우를 보고 구단 직원에게 "저 애 아직 우리 팀에 있느냐"라고 물었고, 사실은 이미 방출한 선수지만 질문을 받은 직원이 김 감독에게 "네"라고 긍정한 뒤 재빨리 재계약을 추진했다는 후문도 전했다. 최형우는 "한 번에 말하기에는 너무 긴 이야기"라고 말했다고. MLB닷컴은 이후 최형우가 2008시즌 19홈런·71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오른 내용을 소개했다. 최형우는 "방출되기 전, 안일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내 실력에 자신이 있었고, 경찰야구단에서 정말 열심히 했다. 이후 나를 증명을 기회를 다시 얻었다"라고 했다. MLB닷컴이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은 스포츠인 야구에서 안 좋은 기억을 떨쳐내는 법은 매우 중요한 기술이라고 전하며 최형우에게 그 원동력을 물었다. 최형우는 "예전엔 내일이 어떻게 될 지 잘 몰랐다. 안 좋은 날을 보내면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조금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갖는 법을 알게 됐다. 언제나 내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MLB닷컴은 최형우의 남다른 팬 사랑을 전하며 글을 마쳤다. 팬이 선물한 티셔츠를 입고 인터뷰에 응한 그는 "미국 MLB에서도 이런 팬들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정말 열정적이고 항상 응원을 해준다. KIA 타이거즈 경기에서 와서 직접 경험해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0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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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으쓱 프로젝트' 기부도 환경보호 활동도 으뜸 SSG랜더스

기부도 환경보호 활동도 으뜸이다. SSG 랜더스의 얘기다.인천 연고 야구단인 SSG는 지역 사회 공헌과 친환경 캠페인 전개를 위해 '함께 으쓱 프로젝트'라는 개념을 론칭하고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함께 으쓱 프로젝트'는 구단과 선수 그리고 팬을 비롯한 모든 야구 이해 관계자가 협업해 스포츠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효과를 극대화하는 걸 목표로 한다. 구단 관계자는 "2021년 창단 후 지난 2년 동안 인천지역 소외계층 기부, 친환경 활동 등을 통해 19억6000만원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전했다.선수들은 지역 사회와 협업해 소외 계층 치료를 도우며 지역 상생 캠페인에 힘을 보탠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병원과 올해로 12년째 '사랑의 홈런 캠페인'을 진행 중인 3루수 최정이다. 최정은 정규시즌 홈런 1개를 기록할 때마다 인천 지역 소외계층 1명에게 인공관절 수술 본인부담금을 지원하는 지역 상생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329개의 홈런을 기록, 인천 지역 퇴행성 관절염 환자 329명의 인공관절 수술 본인부담금을 지원했다. 외야수 추신수도 3년째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 2021년 취약 계층을 위해 1억200만원을 후원한 추신수는 올해도 온정을 전하고 있다. 이외에도 포수 이재원, 외야수 한유섬, 투수 박종훈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이 선행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프랫 안경원과 함께하는 '희망 EYE 캠페인' 진행해 SSG 선수단의 홈런 1개당 인천 지역 저소득층 아동 1명에게 시력 측정과 안경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SSG는 신세계 계열사와 함께 기부 및 친환경 활동도 진행한다. 투수들은 이마트24와 투아웃 상황에서의 삼진 기록에 따라 기부금 10만원을 적립하는 캠페인에 동참, 지난 2년간 6846만의 기부금이 지역 소외 계층에 전달됐다. SSG닷컴과는 지난 6월 친환경 캠페인의 일환으로 올바른 종이 팩 분리배출 법을 알리기 위해 '캡틴쓱 데이'를 운영했다. 종이를 활용한 친환경 응원 모자를 제공하고 환경 의식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전광판 퀴즈 이벤트를 진행해 큰 호응을 끌어냈다. 지난달에는 지난해 통합우승을 기념해 개최한 페스티벌 티켓 판매 수익금 1056만원으로 시합구를 마련해 기부했으며 아마야구 선수 400명을 초청하는 행사도 열었다. 이외에도 SSG는 4월 14일부터 16일까지 '미추홀구민의 날'을 진행해 연고 지역민을 위한 상생활동을 이어갔다. 같은 인천 연고 배구단인 대한항공과는 2021년부터 공동 기부 캠페인으로 힘을 모으고 있다. SSG는 정규시즌 투수의 탈삼진 1개당 2만원, 대한항공은 서브에이스 1개당 10만원의 기부금을 적립해 인천 시외계층 아동들의 기초생계비와 교육비를 지원, 지난 6월 1086만원을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구단 관계자는 "향후 신세계 임직원 봉사단을 운영해 강화군에서 조깅과 함께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 활동을 계획 중이며, 구장 내 다회용기 제공 등 친환경 활동으로 스포츠 ESG 활동의 깊이를 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9.2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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